해오라비.별꽃 2010. 1. 23. 10:57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내 마자하지 목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음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음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어쩌면 이렇게도 사랑할 수 있을까?

어쩌면 이렇게 슬퍼할 수 있을까?

이 시를 읽으면 내가 그 사랑하는 사람으로도

사랑 받는 사람으로도 착각을 하며 도취되어

숨이 멎음을 느낍니다,

얼마나 애틋한 사랑이면 이리 불렀을까?

 

#애송하는 소월님의 초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