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글

꼬리 내린 남편 꼬리 세운 아내.

해오라비.별꽃 2010. 2. 7. 09:54

남의 남자에게  겸손하고 공손하게 대하듯

내 남편한테도 그렇게만 하면 사랑받는 아내임이 틀림없지요.

남의 여자에게 친절하고 자상하게 배려하며 대하듯

내 아내에게도 그렇게 하면 분명 존경받는 남편이죠,

처음 만날 때의 그 사랑과 존경은 결혼 후 얼마지나지않아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고 슬슬 무디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남편은 직장에, 사업에 바쁜 일로

된장 찌게 보글 보글 끓이며 기다리는 아내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처 자식 먹여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동분 서주 합니다,퇴근 시간은  점점 늧어지고

된장 찌개를 올렸다,내렸다 ,졸도록 오지 않는 남편을 향해

아내는 슬슬  바가지를 긁기 시작합니다,

바깥에서 만난 여자들은 바가지도 안 긁고

만날 때마다 야시시하게 예쁘게 화장도 하고 웃는데

뿌시시한 아내는  바가지나 긁어 대니

남편은 자꾸 바깥을 맴돌고 아내는 더욱 손톱을 세우고,,,

그러는 사이  아이들도 자라 학교도 직장도 제자리를 잡고

부인도 현 생활에 익숙해질 즈음 정년 퇴직을 한 남편

처음 얼마 동안은 어디를 그렇게 다니는지

부지런히 다니더니만 어느 때부터인지 땡칠이가 되어

저녁 일곱시면 재깍 집으로 들어와 식탁에 앉는다,

뿌시시한채 죽자 사자 집안 일에 남편이나 ,

애들 뒷바라지에 찌든 부인은 일어설 때나 앉을 때마다  

아고고!를 연발하며 바닥을 짚고 반바퀴 돌아야

일어서는 중상자가 되어 버렸다,

된장 찌게 보글 보글 끓이며 하마나 하마나 기다릴 땐

어깃장을 놓고 새벽 같이 일찍도 들어 오더니만

놀다가 저녁까지 먹고 들어 왔으면 하는때는

땡칠이에 삼식이가 되어 버린 남편은

직장에 사업에 바쁠 때는 전혀 관심 밖이던

살림살이에 까지 간섭을 하기 시작합니다

냉장고에 뭣이 이렇게 쌓였냐? 밥이 익었느니 설었느니

이 우유는 날짜가 지났는데 등등  잔소리가 심해 집니다.

젊을때 아내가 긁던 바가지는 저리 가라입니다,

그런데 이젠 아내가 무감각해 졌습니다,그러거나 말거나~~~

아내는 오늘도 친구들과 어울려 아픈 다리 고쳐 보겠다고

물리 치료실로 찜질방으로 하루 해를 보냅니다,

소파 맨이된 남편은 愛리모콘을 끌어안고 이제나 저제나

아내를 기다리며 종일 T V 채널과 씨름을 합니다,

젊을 때 그렇게나 많던 친구도

야시시하게 웃어주던 예쁜 여자도 전화 한 통 없습니다,

아!~~아내가 나를 이렇게 기다렸었구나,,,,,,

뒤늧게나마 미안한 생각에 청소기로 거실도 돌리고

베란다 물청소를 하며 화분에 물도 줍니다

아차차!!~~그만 화분을 하나 털썩 깨트려 버렸습니다,

오후 늧으막에 미안한 기색도 전혀 없이 돌아온 아내왈

안하던 짓하면 죽는데요,그냥 하던 대로 사세요,

톡 쏘아 부친다,

아~~ 그래도 내가 살아 있기를 바라는구나,

땡칠이 남편 오늘도 어김없이 일곱 시

아내가 끓여 주는 된장찌개로 저녁을 맛있게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