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언젠가는,,,

해오라비.별꽃 2014. 5. 8. 21:47

 

 

 

산괴불 입니다,

수달래가 한창이네요,

오늘은 모처럼 태백에 사시는 사촌 시누님을 뵈오러

영감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저보다는 십 년 맏이신데 요양원에 계신지 어언 육 년,,,

자존심도 대단하시고 가방끈은 짧으시지만

남들처럼 배우셨더라면 큰 일을 너끈히 하실 분이신데

우리 형님이 그리 몹쓸 병이 들 줄이야,,,

사촌 동생댁인 저를 무척 귀애해 주셨는데

정신이 오락 가락 하신다니 나를

못 알아 보시믄 어쩌나 싶었는데,,,

고맙게도 절 알아 보시고 목 놓아 우십니다,

새댁이~ 새댁이 아닌가~~

형님!~ 형님이 어쩌다 이래 되싯습니껴!~~

형님도 울고 저도 울고,,,꺼이 꺼이 목놓아 울었습니다, 

사변때 양친 모두 여의시고 출가하셔선 모진 고생 하시며

삼남매를 감쪽 같이 키워 다 출가 시키시고

이제 살만 하시다 싶은데 느닷없이 병이 나셨습니다,

잠시 우리 내외를 알아보시는가 싶더니 또 딴 소리를 하시고,,,

난데없는 노랫가락 한 소절에 또 눈물을 흘리시고,,,

한많은 인생이셨지요,

정신이 오락 가락 해도 신기하게도 옛날은 또렷이 기억하십디다,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볍지가 않았습니다,

언젠가는 나도 이런 요양원 신세를 져야겠지요,

어린 아이가 되어버린 노인들,

영혼은 이미 떠난 촛점잃은 눈동자,,,

언젠가는 나도 와야할 병동을 둘러보는 내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볍지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