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만들어 주고 말고,,,

해오라비.별꽃 2014. 8. 23. 21:11

 

 

오늘은 원두막에다 틀을 내놓고 인견으로 속옷을 좀 만들었습니다,

 

달달달,,,바느질 하시던 어메 생각이 나서 만감이 교차했지요,

어릴적 설빔은 꼭 어메가 곱게도 지어 주셨는데,,,

제 친정 어메는 바느질이 워낙 고와서 남의 옷도 숱하게 만들었습니다,

약속한 날짜에 옷을 다 지으려고 희미한 불 켜 놓으시고

밤 새는 날도 있었지요,

맏딸인 저에게 살림살이는 얼마나 모질게 시키면서도

바느질은 절대 가르치지 않더라구요,

가위로 싹뚝 싹뚝 자르는 바느질 바치, 때 잇기 어렵다면서요,

덕분에 동정도 한 번 안달아 보고 시집을 왔지요,

그런데 시집을 와서 보니 아버님이 한복을 입으셔서

동정을 달고 여름 삼베옷은 풀을 하고 꼭꼭 밟아 다림질을 하고,,,

어메가 하시던것 어깨 넘어 배운것 써먹게 되더라구요,

아주 옛날엔 한 땀 한 땀 다 꿰매어 바느질을 했지만

근대에 와선 틀로 다 박아 놓으니 동정만 갈아 달면 되었지요,

어메가 가르쳐주지 않은 바느질이었지만 막상 닥치니 하게 되더라구요,

시동생들 바지도 숱하게 박아 입히고,,,

     

제가 사는 이곳은 풍기 인견 덕분에 여름 한 철

인견때문에 훨씬 시원하게 여름을 나지요,

인견 입다가 다른 옷은 더워서 못 입는답니다,

정식으로 양재를 배운건 아니지만 대충 어림짐작으로

손주들 속옷을 만들어 주었더니 얘들이 신통하게도

잘 입어 주어서 어찌나 고맙던지,,,

     할머니 옷이 작아졌어요, 다시 크게 만들어 주세요,,,

     이런 주문을 받을때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요,ㅎㅎ,,,

     암~ 만들어 주고 말고,,, 

 

 

 

                                   이질풀 꽃입니다, 예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