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참 편하것다,,,

해오라비.별꽃 2014. 12. 23. 10:36

오늘 건너 양계장에 고 사장님이 돌아 가셨다,

78세의 연세는 그리 아까운 나이는 아니지만

생계를 이어가던 그 많은 닭들과

생전에 기계 만지고 고치는 것이 취민지라

수 없이 사들인 온갖 연장들을 다 두고 훌훌 떠나

한 줌 재로 꽁꽁 언 땅속에 영원히 잠드셨다, 

영정 속의 사장님은 여전히 웃고 계시구만,

허무하면서도 한 줌 재 되어

땅속에 묻히는 사람이 참 편하겠다는 생각이 드니,,, 

죽는 그 순간부터 세상 근심 걱정은 다 없어질테니

얼마나 편할까?

 

산 사람은 그래도 살아야 한다고

덜구를 찧으면서도 마시는 술은 어쩌면

산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가 아닐까? 

죽은 사람만 불쌍체,유족들의 오열,,,

그러나 살아있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 남겨놓은

모든 일 들을 다 감당해야 합니다,

슬픔도, 가족의 생업도 다 남은 사람의 몫 입니다,

배 고프면 찾아서 먹고 웃기도 하겠지요

먹어도 배 부르지 않고 웃어도 슬픈

남은 사람의 외로움을 죽은 사람은 알기나 할까요?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걸까?

사람이 산다는게 무얼까?

오늘이라도 깜짝 눈 감으면 모든게 끝나고

부귀도 영화도 사랑하는 사람도,

내가 소장한 아끼던 것들을 다 두고 가야하는 것을,,,

애지 중지 키워온 뜰에 피는 꽃들도 온실도

심지어 뜨개질 하다가 마치지 못하고

바늘에 실 달아 둔채로 두고 가야 하는것을, 

 

참 밝고 명랑하고 이쁜 탤런트 김 자옥씨의 죽음을 보면서

십 년만 더 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더 늙어 추한 모습이 아니어서 얼마나 좋은가?

모두의 기억속에 아름다운 마지막 모습만 기억될테니 얼마나 다행인가? 

내 마지막도 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젠 결혼식장에 가서 신랑 신부를 보면 어찌 살아가누? 싶고

장례식장엘 가보면 죽으면 참 편하겠다는 생각이 드니,,,

나도 많이 늙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