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삶과 죽음의 갈림 길

해오라비.별꽃 2018. 10. 3. 22:29

익은 감도 빠지고 선감도 빠진다더니

이제 오십 구세로 앞날이 창창한 외사촌 동생이

북한산 등산 도중 심장마비로 급사한 비보를 접하고

황급히 다녀왔다,

아직 할 일이 많은데 어째 그리 간단 말인가

연로한 외숙모도 계신데 차례 걸음을 해야지,

찬아!~ 그렇게 가면 안되지,,,


요절한 죽음앞에서

산 사람이라도 정신 차리자며

관속에 동생을 꽁꽁 묶어 두고

산 사람은 때 되니 먹고 마시고,,,

이구석 저구석 찾아 잠도 자고,,,


이른 새벽 화장장으로 향하는 버스 속에서

누구도 말하는 사람이 없다,

동생의 영정을 안고 가는 고 3 짜리 아들 하나

눈시울이 붉다,

동생댁의 기막힌 울음 소리는 아랑곳 없이

동생은 망설임도 없이 화구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그리곤 무지 막지하게 불길이 솟아 오르고,,,

아!~ 안되는데,,,너무 뜨거울텐데,,,

찬아!~ 벌떡!~ 일어나 나와라~

산 사람이 아무리 여럿인들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너 나 없이 멍할뿐,,,


이윽고 몇 조각의 뼈로 돌아온 동생,

저것이 동생이란 말인가? 기가 막히다,

분진 마시지 않기 위해 마스크와 안경을 쓴 사람은

무슨 감정이 있겠는가

그냥 공손하게 상주들에게 깎듯한 예의를 표하고 

다음 작업으로 들어간다, 

한줌 재로 돌아온 동생에게 다시 오열을 할 뿐

이제는 어디에서도 동생의 체취를 느낄 수가 없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데

얼마 지나면 모두의 기억 속에서 차츰 사라지겠지

삶과 죽음은 우리를 이렇게 갈라 놓는구나,

하지만 살면서 가끔은 네 생각이 날게다,

찬아!~ 잘 가란 말은 차마 못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