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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 노 천명)

해오라비.별꽃 2010. 4. 18. 08:56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싶소

초가지붕에 박 넝쿨을 올리고

산밭에 오이랑 호박을 심고

들장미로 울타리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별을 싫컷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에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에 수수엿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늧도록

여우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짓고

나는 女王 보다도 더 행복하겠소.

 

 

(애송하는 시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