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자리, 그 존재의 의미 아랫자리. 그 존재의 의미/ 미세먼지 마신 내목구멍이 칼칼타 소백산자락 쾌청함이 황홀타 만남의 삶이 있는 오늘이 감사타 김장김치 버무리는 손길이 분주타 비워지는 배추포기에 허리가 뻐근타 얼굴에 닿이는 산자락 바람이 시원타 한 상 가득 풍성한 음식이 향긋타 돌아오는 차안에.. 함께쓰기 2018.12.13
무엇이 다시 시작 되는지 알 수 없지만/ 심여수 무엇이 다시 시작되는지 알 수 없지만 / 심여수 포항 죽도시장에서 펄펄 살아 날뛰는 오징어 꼬리를 잡자 뻘대가 척 손목을 잡고 늘어지던 날 힘도 좋다.싱싱하기도 하다. 빛깔도 좋다 이 넘의 꼬랭지가 이리도 환장하게 사람을 웃게 만드는데 한 해의 월력 한 장.. 일력 한 장이 덩그러니 .. 함께쓰기 2018.03.06
10월 그리고 10월 / 문 인 수 호박 눌러 앉았던, 따 낸 자리. 가을의 한복판이 움푹 꺼져 있다. 한동안 저렇게 아프겠다 10월 / 오세영 무언가 잃어 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 함께쓰기 2017.10.25
9월 그리고 9월이 온다/박이도 9월이 오면 어디론가 떠나야 할 심사 중심을 잃고 떨어져갈 적, 황의 낙엽을 찾아 먼 사원의 뒤뜰을 거닐고 싶다 잊어버린 고전 속의 이름들 내 다정한 숨소리를 나누며 오랜 해후를, 9월이여 양감으로 흔들리네 이 수확의 메아리 잎들이 술렁이며 입을 여는가 어젯밤 .. 함께쓰기 2017.09.02
7월 그리고 7월/오세영 바다는 무녀(巫女) 휘말리는 치마폭 바다는 광녀(狂女) 산발(散髮)한 머리칼, 바다는 처녀(處女) 푸르른 이마, 바다는 희녀(戱女) 꿈꾸는 눈, 7월이 오면 바다로 가고 싶어라, 바다에 가서 미친 여인의 설레는 가슴에 안기고 싶어라. 바다는 짐승, 눈에 비친 푸른 그림자. 7월/목필.. 함께쓰기 2017.06.30
경칩 - 개구리 울음소리 경칩 - 개구리 울음소리/심여수 실내에선 이른 봄꽃들의 소리로 요란하다 아직 개구리 울음소리 듣지도 못했는데 오늘이 경칩이란다 철이른 것들로하여 괜시리 마음이 들썩이는 요즘이기도 하다 그 울음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잠을 이루지 못한 가운데 장유(張維)와 김수항(金壽恒) 그리.. 함께쓰기 2017.03.07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만날 날은 아득다 기약이 없네바람에 꽃이 지니 세월 덧없어만날 길은 뜬 구름 기약이 없네무어라 맘과 맘을 맺지 못하고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 고꿈길 밖에 길이 없어 꿈길로 가니그 님은 나를 찾아 길 떠나셨네이 뒤엘랑 밤마다 어긋나는 꿈이면같이 떠나 노중에서 만나 지고꿈길 따라 그 님을 만나러 가니길 떠나셨네 그 님은 나를 찾으러밤마다 어긋나는 꿈일양이면같이 떠나 노중에서 만나를 지고 - 신현숙 / 일흔 愛 중에서 -떠올리기 전보다 떠올린 뒤 더 사무치게 중폭되어 자꾸 부풀어 오르더라도 그립다는 말은 아껴서 해야겠다다 닳아 문드러지기 전에 - 다들 봄인데 이 노래를 듣고 있으니 나만 가을 같다- 라에 - 함께쓰기 2017.03.02
얼마나 다행이고 딸아이가 다녀갔다. 몇 달만에 집으로 온 아이 그 ㄴ ㅓㅁ의 공부가 뭣인지 젊은 아이들 잡는다 싶어서 마음이 짠하지만 얼마전에 다녀간 아들말이 ' 외로운 투쟁 없이 우리네 삶이 윤택하겠습니까?' 그렇지. 지금 외롭다면 잘 되고 있는 청춘이려니.. 그 외로운 청춘들을 바라보고 있는 .. 함께쓰기 2017.02.23
그냥 이렇게 살면 되는 거잖아요 그냥 이렇게 살면 되는거잖아요 /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만나 차 얘기를 나누는데 반나절이 부족합디다 오랜 세월 차와 함께 하신 다례원 선생님께서 나누어 주신 말씀이 어떻게 몇 시간으로 되겠습니까만 차향으로 정담 나누어 주신 단아하신 모습으로 미루어 짐작하는 게지요 차를 우.. 함께쓰기 2017.02.18
꽃보다 님이 먼저라지만 별꽃님께서 올려주신 사진에 돌단풍꽃을 키우는데 실패했다는 댓글을 남겼더니 시내에 나가는 길에 돌단풍 버스편에 보내겠다시길래 - 시간도 없으신데 괜찮습니다 - - 내마음일세 - 하시며 기어이 인편으로 보내주신 돌단풍 행여나 뾰죽 나오던 꽃대 주저 앉을까 며칠을 노심초사했더.. 함께쓰기 2017.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