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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야(際夜) 김 영랑.

해오라비.별꽃 2012. 12. 31. 11:28

제운 밤

촛불이

찌르르 녹아 내린다

못견디게 무거운

어느 별이 떨어지는가

 

어둑한

골목 골목에

수심은

떴다 가라앉았다

제운밤

이 한 밤이

모질게도 하온가

 

히뿌연 종이등불

수줍은 걸음걸이

샘물 정히 나붓는

안쓰러운 마음결

 

한 해라 그리운 정은

묻고 쌓여 흰 그릇에

그대는

이 밤이

맑으라 비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