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전상서 / 심여수
비오는 날 우비보다 못한 것이 아부지데이
소리없는 울음 삼키며
그러나 그늘이 천리 밖에 비치는 것이 아부지인기라
에미는 그저 모진 소리 담은 매질을 해 가며 너희들 키웠데이
열두폭 치마폭도 모자라는 게 에미의 눈물 보따리였지
유수 같은 세월이데이
사남매 배필 만나 짝 지어주면 할 일 다 한 거 아이가
그저 헛기침 하나로도 든든한 너거 아부지랑
앞서거니 뒷서거니 자다가 가는 게 이제 마지막 남은
우리의 소원이데이
공주야..가까이에서 챙겨 줘서 고맙데이..
잠시 다니러 간 딸에게 오히려 고맙다 하시는 엄마.
그리고 말없는 웃음으로 등을 토닥여 주시는 아버지.
그러나 아버지, 엄마
헛헛한 마음이 일 때
잠시 만나뵙고나면 비어있던 공간이 채워지는 가득함을 아십니까?
아직은 내가 행복하다 말해도 될 이유 중의 하나가
두 분께서 건강히 제 옆에 계심을 아십니까?
사남매가 더러는 전화 통화 중에도 이제는 두 분 얘기에
눈물바람 일으키는 줄 아십니까?
모호한 생의 경계선을 만날 때면
두 분은 어떤 선택을 하실까 그리고
그 선택에 후회는 없으셨을까 더러는 궁금증이 일기도 했지요
사남매 제자리에 앉히시고 이제 손주들의 자람을 지켜 보시며
학자의 길을 원하시는지 늘 '우리 박사님들'하고 불러주시는
그 목소리에서 세월이 많이 깊어짐을 느끼곤 합니다.
세월은 어찌 이다지도 황망한 바람을 몰고 성급히
돌아 돌아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내내 계셔 달라는 말씀은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더이상 바라면 그건 엄마. 아부지 욕보이는 거데이'
하시던 엄마 말씀 때문이라도 꿀꺽 숨을 몰아쉽니다
그래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처럼 건강히 계시고 부부로써 본보기를 보여주시는
두 분의 정을 더욱 깊이 새기겠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두 분을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어버이 은혜
높은 데 임하였으니
공경함이 극진해야 할 것이요
덮어 감싸는 게 간절하니
사모함의 본보기로 삼아야 하리라
공경하지 않으면 천리(天理)를 거스르고
사모하지 않으면 효성(孝誠)이 쇠하리니
본성을 온전히 하여 천명에 이르러야만
부모를 욕되지 않게 하리라
못난 딸 드림
'자료보관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미지 사진들,,,항아리에 담긴 국화 (0) | 2014.01.02 |
---|---|
겨슬이꺼, (0) | 2014.01.02 |
개천절이라네요 3월 1일이 (0) | 2013.03.09 |
鄭濯 將軍 轉役에 부쳐, (0) | 2013.03.09 |
금개구리 (0) | 2013.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