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태풍 닝카 때문에 하늘이 잔뜩 흐려있다,
이런 날은 분통 같은 얼굴 안그슬리고
밭에 풀 뽑기 아주 좋은 날이기에
생강밭 두 뛔기 풀이나 뽑아야겠다,
사람을 사서 애벌 풀 뽑은지 얼마되지 않았건만
사람을 조롱이라도 하듯 어느틈에
생강보다 풀이 더 많이 자라있으니 환장 하긋네,,,
도적 다 잡는 나라 없다더니
어디에 숨었다가 도적같이 자라는 풀들아!~ 내 좀 살자~~~
농사 잘 짓는 사람에겐 반나절 일감인 것을
난 종일을 개구리 짐 받듯 낑낑 대며
땀으로 아예 세수를 하고 더위에 허덕인다,
장화도 벗어버리고 양말만 신은채 밭골에 퍼질러 앉아
옷은 흙투성이에 땀은 비 오듯 하제
땀 냄새를 맡은 모기는 달라붙제,사람의 몰골이 아니다,
마치 화생방 극기 훈련 하는것 같다,
그만 두고 원두막으로 들어가 버릴까 하는 유혹도 들었지만
풀들이 신나게 자라 생강을 이길 생각을 하니 그도 안되겠고
참고 견디느라 죽을 지경이다,
농사라곤 호미 자루도 안들어 보고 자랐는데
시집이라고 와서 오지게 걸렸지,,,
전생에 나는 누구에게 빌붙어 먹고 살아
그 죄 닦음 하느라 이 모양인가 보다,,,
종일을 말 한 마디 나눌 사람 없이
땅만 내려다보고 손은 죽자고 풀만 뽑는데
보껄!~ 보껄!~한 번만 더 보껄!~
앞 산에서 뻐꾸기가 운다,
봄에 왔을땐 뻐꾹!~ 뻐꾹!~뻑뻐꾹!~ 거리며 울더니
남의 둥지에 낳은 새끼도 다 자라
어딘가로 떠날때가 다된 뻐꾸기의 울음 소리가 다르다,
뻐꾸기의 울음은
끝간데를 모르고 헤메어 다니는 내 생각을 불러들여
현실을 직시하고 살라 일러주는것 같다,ㅎ
이른 봄 꽃 지고나서 가지 치기를 했더니 새순 돋은데서
자목련, 분홍 목련이 꽤 여러 송이 피였습니다,
이런걸 보면 한해 꽃을 두 번 피울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