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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어진 검정 고무신

해오라비.별꽃 2010. 9. 8. 23:14

뚫어진 검정 고무신 때문에

내리는 비가 원망스러웠던 어린시절,

 

뚫어진 검정 고무신을 신고

학교에 갈 일이 걱정이되어

잠도 제대로 오질 않았습니다,

 

그러나 뚫어진 검정 고무신엔

사연도 많고 추억도 많습니다,

 

학교가 파하면 집으로 가는 십리길을

누가 누가 더 멀리 던지나 벗어던지며

지루하지않게 집으로 가던

뚫어진 검정 고무신,,,,,

 

냇가에 나가 두꺼비집 짓느라

신발 떠내려가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놀다가 남은 한 쪽만 들고가

눈물이 쑥 둘러빠지게 야단도 맞고,,,

 

피래미 잡아 담는 그릇으로도,,,,,

 

한 쪽은 접어 다른 쪽에 끼워 자동차를 만들어

모래 언덕을 붕붕 거리며 놀다가도

뭔가에 틀려 싸움이 되면 냅다 집어던져

무기로 돌변하는 뚫어진 검정 고무신

 

저물어 집으로 돌아오면

뚫어진 검정 고무신일망정 깨끗이 씻어

댓돌위에 가지런히 세워두었던

그 뚫어진 검정 고무신이

아련한 추억속에서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생각이 납니다,

 

2ㅇㅇ9,8~ 2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