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어진 검정 고무신 때문에
내리는 비가 원망스러웠던 어린시절,
뚫어진 검정 고무신을 신고
학교에 갈 일이 걱정이되어
잠도 제대로 오질 않았습니다,
그러나 뚫어진 검정 고무신엔
사연도 많고 추억도 많습니다,
학교가 파하면 집으로 가는 십리길을
누가 누가 더 멀리 던지나 벗어던지며
지루하지않게 집으로 가던
뚫어진 검정 고무신,,,,,
냇가에 나가 두꺼비집 짓느라
신발 떠내려가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놀다가 남은 한 쪽만 들고가
눈물이 쑥 둘러빠지게 야단도 맞고,,,
피래미 잡아 담는 그릇으로도,,,,,
한 쪽은 접어 다른 쪽에 끼워 자동차를 만들어
모래 언덕을 붕붕 거리며 놀다가도
뭔가에 틀려 싸움이 되면 냅다 집어던져
무기로 돌변하는 뚫어진 검정 고무신
저물어 집으로 돌아오면
뚫어진 검정 고무신일망정 깨끗이 씻어
댓돌위에 가지런히 세워두었던
그 뚫어진 검정 고무신이
아련한 추억속에서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생각이 납니다,
2ㅇㅇ9,8~ 2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