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보관함

매파가 다녀가고,,,

해오라비.별꽃 2020. 1. 14. 08:05

이 준 열사처럼, 유 관순 처럼 빛나지도 못한

아버지의 의협심 때문에 풍비박산이난 집안 살림은 

엄마의 삯바느질로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하는 가난은 정말 싫었습니다,

대책도 없는 의협심에 식솔들 책임도 못지는 아버지가 미웠습니다,

엄마의 삶에 격한 회초리도, 잔소리도 싫었습니다,  

내 나이 스무 살, 꿈 많은 꽃다운 나이.

더 진학하고 싶었는데,언감생심,줄줄이 다섯 동생들,,,,,

차(次)에 매파(媒婆)가 다녀갔다,

뒀다가 바리 바리 실려 보낼 형편도 아니니

달라는 사람 있을때 보내라는 굴욕적인 가난,

가난이 내 죄는 아니지만 부끄러웠다,

덧붙여,모시 골르다 삼베 골르지말고

고추 팔러 장엘 가도 첫 금(價)이 금(價)이지

더 받을려고 튕기다보면 헐값에 파는 수 가 있다며

집안 형편도 생각해서 한 입이라도 덜으라는 매파의

친절?하고도 간곡한 권유에 못이겨 미안해 쩔쩔 매는 

엄마를 뒤로하고

기저귀 갈아 업어 키우던 다섯 살 막내 동생,

누나~ 가지마~~ 

막내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등 떠밀려온 시집이,

 

어느덧 머리 희끗한 초로(初老)의 나이에

가고없는 옛날에 목이 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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