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녘을 휘적 휘적 걸어본다.
그저께 흩뿌린 비로 가을이
저만치 달아나고 있었다,
그 서슬 퍼렇던 온 산하가
울굿 불굿 단풍이 들고
들판은 늧은 가을을 추수하는
농부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어떤 논은 벌써 추수가 끝나
새파란 새 이삭이 돋은 곳도 있고
또 다른 논은 요란한 기계소리에
연신 벼가마니가 쏟아져 내리고
미쳐 일손이 닿지 못한 논은
추수를 기다리며 가을 바람에
황금 물결을 일렁인다.
저물어 가는 가을 들녘에
노오란 들국화가 소담스레 피였네,
코를 벌름 거리며 냄새도 맡아보고,
때늧은 사랑을 하며 업혀가는
메뚜기를 보고 끌끌 혀도 차기도 하며
휘적 휘적 걸어본다.
아!~달맞이 꽃이 다 피고 지고
끝부분 한 송이만 남았네,
다 핀 갈대는 아쉬운 이별의 손을 흔들고,,,,,
이 좋은 가을을 나는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