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연

전형철님의 고목,

해오라비.별꽃 2018. 2. 22. 10:28

나를 가져요
나를 가져요
발정난 고양이처럼
온몸으로 달려드는 어린 여자가
입춘(立春)지난 어느 날 찾아왔어요
삶이 지루했던 겨울 유배지에서
언감생심 여자를 꿈꾸다니요
헌데 여길 보세요
새파랗게 어린 것이
세상천지 모르고 와락, 달려드네요
허허롭게 목숨을 다해가기만 하던
버짐 핀 불감의 날
늙은 몸 묵직하게 발기하는 저를 보고
행여라도 주책없다 말하지 마세요
온몸으로 감겨오는
낯 뜨거운 훈풍에
내 몸이
글쎄 다 늙은 내 몸이
무작정 물이 차오르고
디딘 땅 뒤척이며 고개를 쳐드는데
무슨 수로 거부할 수 있겠어요
저 어린 것이
저토록 어린 것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청춘을 불러내어
나를 다시 살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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