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보관함

가을 잡으러,,,

해오라비.별꽃 2020. 3. 26. 09:50

晩秋에  

마치 잘 익은 홍시 같은 가을을 이리 보내기엔 억울하다는 생각에

억새 휘날리는 가을 들녘을 단풍 따라 죽령 옛길을 바쁘지 않게 슬슬 넘어봤다,

중앙 터널이 뚫리지 않았을땐 한 시간을 넘던 길이

터널이 뚫리면서 삼 분이면 가뿐하게 풍기에서 단양이다,

바뿐 일이 없는 나는 이 죽령 옛길을 즐겨 넘는다,

옛날엔 이 재를 넘노라면 앞에 화물차가 한 대 가면

추월할 길이 없어 화물차를 따라 세월없이 가야만 했다,

그러나 이젠 이 길로는 화물차가 다니질 않아 얼마나 한가로이

죽령재를 넘을 수 있는지 ,,,드라이브 하기엔 아주 좋은 길이 되었다,

굽이 굽이 아흔 아홉 구비를 슬슬 바쁘지 않게 넘으면서

사진도 찍고 단풍도 보고 가을을 만끽하기엔 더없이 좋은 길이다

달리는 차 뒤 꽁무늬를 휘리릭!~ 따라가는 바스라진 낙엽에

가을이 깊었음을 알 수 있다, 몰골이 처참하다,

죽령재에 오르면 나는 단숨에 경북과 충북 두 도를 밟고 서본다,

해발 697m 꽤 높이 올라왔죠?

가을아!~~~ 부르니 메아리만 되 돌아옵니다,

이렇듯 내 청춘도 돌아오면 좋으련만,,, 욕심을 부려본다,

폐부를 찌르는 상쾌한 이 바람,,,돈주고도 못사지,

잠시 차를 세워 두고 약초와 산나물을 파는 가게에 들러

麻 차 한 잔 사들고 굽이 굽이 올라온 만큼 낮아진 높은 산들을

내 발아래 굽어 보는 기분이 얼마나 상쾌한지,,,

이렇게 굽이 굽이 올라온 길을 다시 굽이 굽이 내려가면 대강면이다,

대강면 끝동네에 가면 커피 마을이라는 작은 커피숍이 있다,

시골에 이런 찻집이,,,

커피에 곁들여 구워 나오는 치즈가 참 맛있는 커피집이다,

나른하게 커피와 치즈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신단양을 거쳐 도담 삼봉으로,,,

도락산을 넘으면 진짜 단풍이 참 고운 곳이 있다,

아!~ 좋다,,,

아직은 이렇게 가보고 싶은 곳을 자유로이 갈 수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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