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리 나물 꽃입니다,
지난봄에 죽령재에 사시는 분이 댓 포기 주셔서 심었더니
올해는 큰 나무처럼 자라더니 꽃이 피었습니다,,
요건 당귀 나물 꽃입니다, 어수리나 당귀나 꽃이 비슷하네요,
당귀 밭 골에 풀을 뽑으면서 모윤숙 님의 시가 생각났습니다,
기저귀로 머리를 가렸으나 붉은 수수쌀을 한 말이나 이고 우물에 가서 일어오는 일엔 우울하다
못 나가는 내 심정은 모르고 "그것도 못하면서 남의 집 살이냐? 내가 갈게 애기나 업고 마을로 나가"
젊은 촌 아씨는 또 다른 명령에 불이 탄다
"애기도 못 업고 나가요" 내 몸은 진정 죄수처럼 떨렸다
"나는 문밖에 나가기 싫어요 부엌에서만은 무에든지 하지요"
무너진 아궁이에 불을 지피기 한 시간이 되어도 수수밥은 안된다
어떻게 짓는 건가? 못해본 일이다
아씨 성미는 고기 가시처럼 날카로이 일어서 고함을 지른다
"나가 나가 당장 나가"
사랑스러운 폭군의 노염은 차라리 내 자유를 위해선 정답다
슬프지도 않은 황혼길에 적은 보따리 내 허리에 다정하고
혼자 생각에 낯 붉어지는 일 우리 어머니 날 기를 제
수수밥 짓는 법 왜 안 일러 주셨던고"
(1950년 8월 광주 어느 산골집에서 부엌일 하다가 쫓겨나면서 지은 시입니다,)
우리 어메 날 기르실제 밭의 풀 뽑는 거 안 가르쳐 주었건만 나는 어찌나 풀을 잘 뽑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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