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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梅花) (이 병기)

해오라비.별꽃 2013. 12. 18. 13:19

 

 

더딘 이 가을도 어느덧 다 지내고

울밑에 시든 국화 캐어 다시 옮겨 두고

호올로 술을 대하다 두루 생각나외다

 

뜨다 지는 달이 숲속에 어른거리고

가는 별똥이 번개처럼 빗날리고

두어 집 외딴 마을에 밤은 고요하외다

 

자주 된서리 치고 찬바람 닥쳐오고

여윈 귀뚜리 점점 소리도 얼고

더져둔 매화 한 등걸 지나 봄을 아외다

 

오면 가려하지 않고 가면 아니 오네

오노라 가노라 하니 볼 날이 전혀없네

          오늘도 가노라 하니 그를 슬퍼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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