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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대책없는 봄날 / 임영조

해오라비.별꽃 2014. 3. 24. 10:20

 

 

 



 

 

        얼마 전, 섬진강에서 가장 이쁜 매화년을 몰래 꼬드겨서 둘이 야반도주를 하였는데요. 그 소문이 매화골 일대에 쫘악 퍼졌는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도심의 공원에 산책을 나갔더니 아 거기에 있던 꽃들이 나를 보더니만 와르르- 웃어젖히는데 어찌나 민망하던지요.

         

         

         


 

 

        거기다 본처같은 목년이 잔뜩 부은 얼굴로 달려와 기세 등등하게 넓다란 꽃잎을 귀싸대기 때리듯 날려대지요

         

         

 

 

        옆에 있는 산수유년은 말리지도 않고 재잘대기만 하는 폼이 꼭 시어머니 편드는 시누이년 같아서 얄밉기만 하고요,

 

 

 

 

        개나리도 무슨 일이 있나 싶어 꼼지락거리며 호기심어린 싹눈을 내미는데요,

         


 

 

        아이고, 수다스런 고 년들의 입심이 이제 꽃가루로 사방천지에 삐라처럼 날리는데요, 이 대책없는 봄을 어찌 해야겠습니까요.
        대책없는 봄날 - 임영조
        Once I Had A Secret Love - Daniel O`Donnell & Mary Duff

         

         

         

출처 : 낯선상징
글쓴이 : 심여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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