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늘 같은 밤은

해오라비.별꽃 2015. 12. 22. 21:47

오늘은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다는 동집니다,

팥죽은 드셨는지요?

전 달랑 두 그릇의 팥죽을 쑤어 영감하고 먹었구먼유,

 

24절기 중 스물두 번째의 절기인 동지,

옛날에 동지를 전후해서 머슴을 들이고 내보내며

다음해의 농사를 준비했었지요,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어 이날 밤에 자면 눈썹이 하얘진다고

어린 저희들을 잠을 못자게 했지요,

졸음을 참다 참다 못이기고 아침에 일어났을때

아부지가 밀가루를 칠해 놓은 하얀 눈썹을 보고

얼마나 놀라며 울었던지,,,참 짖궃은 어른들이었지요?ㅎ

할매는 이리 추운 밤 닭장 앞에 어린 날 데리고 가서

닭아!~ 닭아!~ 밤똥은 니가 가지고 가고 낮 똥은 야 주그라!~하셨는데,,,

오늘 같은 밤은 할매가 더욱 그립습니다,ㅎ,

그리고 좀 더 커선

방학도 했겠다 밤도 길겠다,또래 친척들과

화투 놀이도 하고 손바닥으로 벽에 그림자 놀이도 하고

귀신 나오는 얘기를 하며 하하호호,,,재미도 있기도,,,

어제일처럼 눈에 선하다,ㅎ

그리 놀다가 밤이 이슥해지면

구운 고구마에 얼음 둥둥 뜬 동치미를 먹었었는데,,,

 

그 긴 밤도 그리 짧드만 오늘 이 긴 밤을 어이 새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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