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글

배 보다 마음이 고프다,

해오라비.별꽃 2016. 12. 18. 08:00

바가지에 담은 쌀을 씻어

조리로 돌을 고르고 또 걸러

쥐눈이 콩도 넣고 수수쌀도 넣고 

맛있는 밥을 지어볼 요량으로

배고픈 마음은 쌀을 한 솥 앉힌다,

칙!~칙!~칙!~

세월 좋아 압력솥이 밥을 지으니 편하긴 하다만

아궁이에 불때서 뜸들이던 솥엣 밥만하랴

으례 잘 되었겠거니,,,웬걸

서걱 서걱 밥이 서네,,,어째?

오십 여년을 밥을 지어왔건만

기분에 따라 정성에 따라 밥이 설었다 질었다,,

 

한공기의 밥을 짓듯 나는 오늘도

글을 한 바가지 씻고 거르고 이려

맛있는 글을 지어보겠다고

엎었다 제켰다 세웠다 눕혔다

이리 틀고 저리 틀고

머리 위에 올려놓고 째려도 보고

지그시 눈 감으니 동공 깊숙한 곳에

뭔가 한 줄 걸려 오를것 같은데 

도저히 잡히질 않는다,

솥에 밥이 끓듯 끓긴 끓는데,,,

하던 지랄도 멍석 펴면 안한다더니

글도 쓸랴고 정색을 하면 안쓰여지니 이건 뭔 심본고? 

 

사실 나는 지금 배 보다 마음이 더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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