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시렁~궁시렁~

죽음의 문턱에선 사람,

해오라비.별꽃 2021. 2. 17. 10:17

병상 옆에 미이라 같은 할머니,

연세가 구십칠 세,

소변 줄기를 꽂고 링거는 꽂을데가 없으니 발바닥에 꽂고

간신이 미음을 받아 자시는 모습이

아픈 내 허리보다 마음이 더 아프다,

요양원에 계시다가 위급해지면 병원으로 구급차에 실려온단다,

바로 링거 달고 소변줄 꽂고 코에 호수 꽂아 의술이 좋은 탓에 기가 막히게 위기를 면한다,

이제 숟갈로 미음을 떠 넣어주고 시간 맞춰 약 먹이고,,,

그러나 할머니, 얼마나 고통 스러운지 

밤새도록 끄응 끄응 앓으시다 엄마!~ 엄마!~부르신다,

세대를 거슬러 백세에 이른 조상이 되셨음에도 엄마를 찾는다,

밤새 알 수도 없는 머너먼 길을 얼마나 헤메이는지

고통스러우신가 팔 다리를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고

고양이 울음 소리도 내었다가 

으흐흐흐~ 귀신 울음 소리도 내었다가,,,

얼마나 힘드실까? 죽을만큼 힘든 죽음,

삶이 고통스럽대야 죽을만큼 고통스러울까?

임종 자식이라도 지켜드려야할 상황이지만 코로나라는 이상한 병 때문에

자식들은 현비도 않고 한번도 본적없는 간병사가 밤낮으로 살핀다,

할머닌 밤새도록 앓으시고 옆에 나는 밤새도록 잠 못 자고,,,

열흘을 산 송장들과 4 인실 병동에서 밤을 세웠다,

간병사가 병실 바꿔달라 하라고,,,괜찮다고,

내 엄마도 저리 돌아가셨겠구나 ,,,

나도 저리 가겠구나 싶은게 하나도 무섭지가 않더라니요,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살아있는 목숨,,,

죽을 권리도 없는 산 송장을 보니 이번 기회에

아픈 허리 다 나으면 의료공단에 가서 목숨 연장술 포기 각서를 필히 써놓고

나 죽을 권리는 내가 찾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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