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 의자에서 설핏 스친 졸음이
밤이 이슥해진 이 시각,
차라리 초롱해져 버렸다,
다시 잘까? 말까?
에라!~ 죽으면 썩어지게 잘 잠,,,
뜰로 내려보았다,
돌돌돌 거리던 귀뚜리 소리 뚝!~
섬뜩하니 이슬이 발목을 적신다,
아!~ 이 시간이면 이슬이 이렇게 많이 내리는구나,,,
구 월 초 나흘,
캄캄한 밤 하늘에 잔별만이,,,
삼라만상이 다 잠자는 시간,
축사로 내려가 보았다,
잠을 청하던 소들이 일제히
눈에 새파란 불을 켜고 누군겨?
저들 눈에 내 눈도 새파랗게 보일까?ㅎ,
내 발소리를 아는 멍멍이들이
꼬리를 치며 반긴다, 어이 안 주무시공~~ㅎ,
풀려있던 두 마리 쫄랑 거리며 따라 나선다
축사 한바퀴 휘 돌아 둑방 길로 나가보았다,
정말 조용하다, 차박 차박,,,
내 발자국 소리에 잠 자던 자연이 다 깨겠다,
조금은 한기가 드는 밤 공기가
알싸하니 폐부 깊숙이 파고든다,
저 건너 양계장에는 밤에도 사료 먹으라고
불을 끄지 않고 있구나, 잔인한 사람들,,,
뭣이 우씨네 논에 들어갔나?
다 익어가는 벼들이 서걱 거린다,고라니겠지,,,
산돼지면? 으시시,,,
쫄랑 거리며 따라오던 강아지들
내 발 사이로 파고든다, 무서운가 보다,ㅎㅎ,,,
내가 괜히 자고있는 자연을 깨웠나 보다
이공,일사,,, 가자,집으로,,,우리도 자야지,,,
애들은 잘때 큰다는데 다 큰 나는 늙을 일 뿐,,,
요녀석 들입니다,어찌나 귀엽고 영리한지,,,
(이공(20), 일사(14) 강아지 두 마리 분양해온 년도 잊어버릴까봐 지은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