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글

늙을 일 뿐

해오라비.별꽃 2014. 9. 28. 08:13

 

초저녁 의자에서 설핏 스친 졸음이

밤이 이슥해진 이 시각,

차라리 초롱해져 버렸다,

다시 잘까? 말까?

에라!~ 죽으면 썩어지게 잘 잠,,,

뜰로 내려보았다,

돌돌돌 거리던 귀뚜리 소리 뚝!~ 

섬뜩하니 이슬이 발목을 적신다,

아!~ 이 시간이면 이슬이 이렇게 많이 내리는구나,,,

 

구 월 초 나흘,

캄캄한 밤 하늘에 잔별만이,,,

삼라만상이 다 잠자는 시간,

축사로 내려가 보았다,

잠을 청하던 소들이 일제히

눈에 새파란 불을 켜고 누군겨?

저들 눈에 내 눈도 새파랗게 보일까?ㅎ,

 

내 발소리를 아는 멍멍이들이

꼬리를 치며 반긴다, 어이 안 주무시공~~ㅎ,

풀려있던 두 마리 쫄랑 거리며 따라 나선다  

 

축사 한바퀴 휘 돌아 둑방 길로 나가보았다,

정말 조용하다, 차박 차박,,,

내 발자국 소리에 잠 자던 자연이 다 깨겠다,

조금은 한기가 드는 밤 공기가

알싸하니 폐부 깊숙이 파고든다,

저 건너 양계장에는 밤에도 사료 먹으라고

불을 끄지 않고 있구나, 잔인한 사람들,,,

 

뭣이 우씨네 논에 들어갔나?

다 익어가는 벼들이 서걱 거린다,고라니겠지,,,

산돼지면? 으시시,,,

쫄랑 거리며 따라오던 강아지들

내 발 사이로 파고든다, 무서운가 보다,ㅎㅎ,,, 

내가 괜히 자고있는 자연을 깨웠나 보다

 

이공,일사,,, 가자,집으로,,,우리도 자야지,,,

애들은 잘때 큰다는데 다 큰 나는 늙을 일 뿐,,,

 

               요녀석 들입니다,어찌나 귀엽고 영리한지,,,

     (이공(20), 일사(14) 강아지 두 마리 분양해온 년도 잊어버릴까봐 지은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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