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쓰기

그냥 이렇게 살면 되는 거잖아요

해오라비.별꽃 2017. 2. 18. 10:33

 

 

 

 

 

그냥 이렇게 살면 되는거잖아요 /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만나 차 얘기를 나누는데 반나절이 부족합디다

오랜 세월 차와 함께 하신 다례원 선생님께서 나누어 주신 말씀이

어떻게 몇 시간으로 되겠습니까만  차향으로 정담 나누어 주신

단아하신 모습으로 미루어 짐작하는 게지요

 

차를 우려내듯 우리네 가까운 분들의 근황을 궁금해 하고

우려낸 차를 마시듯 지금의 자신를 곱씹어도 보고

비운 찻잔에 남아있는 향이며 온기며 그것으로하여

한겨울 싸늘한 바깥 날씨와 달리 마음은 흡족히 따스하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잖아요

그냥 이렇게 살면 되는 거잖아요..

 

밤새 편안히 나의 보금자리에서 잘자고 일어나서

메스컴에서 흘러나오는 어두운 뉴스거리들로

아침을 시작하고 싶지 않아서

신문이든, T.V 뉴스든 보지 않은지 듣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되었지요

최소한 내주위 분들의 아픔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떠신가 궁금한 안부 전화 드리기도

하루해가 숨이 가파서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면서

자주 연락하지도 못하는 터라..

 

뒤숭숭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기 보다는

앞치마 두르고 아침식사 준비를 하다말고

식탁에 앉아 담담히 하루를 메모해 가며

거실에 놓여진 화초며. 쏟아지는 햇살이며

커튼 일렁이는 바람이

그리고 가슴에 살아있는 이들로하여

행복하다 합니다

그냥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며 살면 되는 거잖아요..

 

달리 바라는 것 없습니다.

그저 제가 아는 주위분들의 무탈하신 안위와

커 가는 아이들에게 무거운 짐 지워지지 않기를

그저 그렇게 담담히 살아지길 무심 중에도 기도하게 됩니다..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게 잘 사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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