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글 모음

첫 사랑,

해오라비.별꽃 2017. 11. 24. 10:00

    (첫사랑)

     

세상사람 모두

흐르는 시간에 씻겨

하얗게 지워질거라 하지만

저는 그러질 못합니다

 

영원한 것은

변해가는 것 뿐이라지만

 

죽으면 모를까

꿈에라도 잊겠습니까

당신을


                     (의자)

의자는 기다릴 줄 안다

자신을 비운 의자는

낮은 자리에서 겸손하다

생각하고 또 생각할 뿐이다

무대는 비록 좁지만

기쁨도 슬픔도 나눌 줄을 안다

오는 마음

가는 마음 달라도

의자는 인연을 믿는다

 

만남과 이별의 반복속에

의자는 홀로 남는 법을 배운다


                    (바람 한 필)

 

바람 한 필

섬섬하여 살포시 쥐어보니

뭇 생을 거느린 섭리가 꿈틀댄다

행여나 잡티 낄세라

숨조차 가만 쉰다

 

별빛 달빛 올을 뽑아

짜놓은 비단인 듯

너무 희고 투명해 마음 눈을 뜨고 본다

온 우주 감싸고도 남는 천의무봉

바람 한 필

 

서울 지하철 역에 실린 글들입니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무료한 시간에 읽을 수 있는 글이 있어 참 좋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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