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세상사람 모두
흐르는 시간에 씻겨
하얗게 지워질거라 하지만
저는 그러질 못합니다
영원한 것은
변해가는 것 뿐이라지만
죽으면 모를까
꿈에라도 잊겠습니까
당신을
(의자)
의자는 기다릴 줄 안다
자신을 비운 의자는
낮은 자리에서 겸손하다
생각하고 또 생각할 뿐이다
무대는 비록 좁지만
기쁨도 슬픔도 나눌 줄을 안다
오는 마음
가는 마음 달라도
의자는 인연을 믿는다
만남과 이별의 반복속에
의자는 홀로 남는 법을 배운다
(바람 한 필)
바람 한 필
섬섬하여 살포시 쥐어보니
뭇 생을 거느린 섭리가 꿈틀댄다
행여나 잡티 낄세라
숨조차 가만 쉰다
별빛 달빛 올을 뽑아
짜놓은 비단인 듯
너무 희고 투명해 마음 눈을 뜨고 본다
온 우주 감싸고도 남는 천의무봉
바람 한 필
서울 지하철 역에 실린 글들입니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무료한 시간에 읽을 수 있는 글이 있어 참 좋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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