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에 무게를 이기지 못한 복숭아나무가
그만 툭!~ 부러져 버렸다
장마 끝이라 물 냄새 물신 나는 복숭아지만
먹어 볼까 하고 두어 개 주워서 황톳방으로 가지고 들어왔다,
장맛비에 눅눅해진 방에 군불을 지폈더니 방바닥에 보송보송하네,
나 대신 꽃밭에 물을 주는 비는
품삯을 안 줘도 되는 참 고마운 일꾼이다,
비 덕분에 풀 뽑을 일 없고 덕분에 풀도 살고,,, 나도 쉬고,
오늘은 뭘 할까?
우선 풍악을 울려놓고,,,
차 한잔을 타서 앞에다 놓고 창밖을 내다본다,
토닥토닥 나뭇잎 두드리는 비는 잠자는 내 추억을 불러 모은다,
마치 꿈꾸듯 지나온 세월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기뻤던 일, 슬펐던 일, 속 상했던일, 집안 대소사,,,
어제 일은 까마득한데 까마득한 옛일은 어제만 같으니,,,
나를 통해 참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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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더 오래 생각하면 울어버릴 것 같다,
차박차박 비에 젖은 잔디를 밟고 누군가 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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