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소는 늘 기울어 투석기처럼
한쪽 팔을 바닥에 떨구고 있다
빈둥 거리는 그 사내의 엉덩이가 얼마나 무거울까
쏘아 올리기에는 시이소의 두 팔이 너무 길다
곤장이라도 맞은듯 매번 엎어져 있다
사내도 굄돌처럼 하늘을 인듯 무겁다
햇빛 그늘진 저 받침점이란건 뭔가
가슴팍에 점 아닌 섬처럼 박힌 저것
누구도 그 중심에 안착해 본 적 없다
시이소는 늘 중심을 빗나간 기웃 거림의 형식으로
흔들리며 웃고 운다,끽끽 거린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할머니가 가볍게 시이소에 앉는다
부라보콘을 흘리는 일곱살의 오후가 번쩍 들린다,
그 기울어진 시이소의 경사면을 따라 문득
이삿짐의 트럭이 오르고 영구차가 내려간다
눈길에 미끄러진 출근길이 열리고
이부자리에 맨발을 모으는 저녁 냄새가 피어 오르기도 한다
사내의 엉덩이가 시큰 거린다
중심으로부터 몸이 무거울 수 록 가깝게
가벼울 수 록 멀리 앉는게 균형을 맞추는 법이라지만
늘 빈 손인 사내는 거구여도 뒷 자리에 앉고
천근의 추를 몸에 단 흐릿한 얼굴은 맞은 편에 앉았다 간다
시이소는 땅속에 쳐박히거나
아니면 나무처럼 직립하고 싶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시곗 바늘처럼 좌우로 훅훅 언젠가 돌 수 도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누가 뭐래도 진짜 시이소의 균형이란
때를 기다리는것, 엉덩이 짓무르도록
방아를 찧을때 마다 꺽꺽 시이소가 울고있다.
2014,전북일보 신춘 문예 당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