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셨으니
두 분 곧 아니시면 이 몸이 살았을까
하늘같은 가이없는 은혜 어디대어 갚사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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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이리 더운데 귀는 왜 빠져서
이 삼복지간에 날 낳으시고
우리 어메 얼매나 더우셨을꼬?
나는 누구의 주제에 의해서 태어나
이 풍진 세상 살다가 어디로 가는걸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도 태어날 수도 있었을텐데,,,
아님 축생으로든지
아님 내가 매일 뽑아버리는 풀로도
태어날 수 있었을텐데,
하필 왜 "나" 였지?
이 더운데 시에미 귀 빠진날이라고
멀리서 바리 바리 싸들고 오느라 며느리 고생,
우리 어메 날 낳느라 고생,
낳아 놓으니 사느라 고생, 그야말로 고해다,
어메, 이 못난 딸 낳느라 고생 하셨어요,
니가 어째 일흔이 다 되어 간단 말이로,,,
어메 늙으신건 생각도 않으시고
남의집 배멕이 늙는것이
그리 안타까우셔서 눈물 지으시더니,,,
생쥐 볼 가실것도 없는 살림에도
우리 육남매 귀빠진 날은
밥그릇 수북한 하얀 쌀밥이 올라왔었지요,
어메, 오늘 아침은 며느리들이 차려준
진수성찬에 오히려 목이 메였어요,
새로이 어메가 지어주신 하얀 쌀밥이 먹고 싶네요,
어메,어메 우리 어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