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모영정

이곳은 母影亭

해오라비.별꽃 2018. 1. 27. 12:56

 

 

세월 앞에 어느 것이 온존하랴

삭풍에 삭아지기는 사람이나 원두막이나,,,

모질기도 하지,,,

피쪽으로 얼기 설기 얹은 지붕이 풍상에 삭고 삭아

비가 줄줄 새어 아쉽기는 하지만 헐어버리고

아예 군불을 지필 수 있게 황토방으로 지었습니다,

 

母影亭,

진시황의 아방궁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늙은이 놀이방으론 그런대로 괜찮아요,

모기 파리도 달려들지 않게 방충망도 달고

오늘 같이 추운 날은 뜨뜻한 아랫목에 앉아 

잉걸불에 구운 고구마와 茶를 마시며 

나른하게 음악을 들으며

꽃 다 진 황량한 뜰을 내어다 보며

아득히 추억에 잠겨도 보고 노래도 흥얼 거리고 

내게 남은 세월을 풀어도 보며 그렇게 삽니다,

젊어선 참 동동 거리며 살았었는데,,,

     그런데 지금은 아주 느긋합니다,

     군불 지핀 아랫목엔 풍진 세상에 삭은 삭신

     노릿 노릿 지지고 싶은 친구들이 쳐들어 와도 좋은곳,

     그리고,

          날과 같은 늙은이도

          사람이라 찾아주는 이 있어 반가운 곳

          이곳은 母影亭입니다,

 

 

                     사람도 애길때 이쁘듯

                    꽃들도 필락 말락 요럴때 이쁘지요, 수사해당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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