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부산 요양원에 계시던 친정 어머니께서 돌아가셔서
가야되나 말아야 되나 망서린 끝에 다녀오긴 했습니다만
여간 불안한게 아니었습니다,
코로나가 득시글 거리는 대구를 지나 청도를 지나 부산을 향해
마치 적진을 향해 돌진하는 기분으로 다녀왔습니다,
하필 이렇게 시절이 어수선 한때냐구?,,,
그러나
돌아가시는 어른이 상황 봐가면서 돌아가시는 것도 아니고
슬퍼할 수 도 없는 현실이 얼마나 원망스럽던지요?
시절이 시절이니 만큼 ,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살아야겠기에
賻儀도 돌리지 않고 친척들도 못 오게 하고
우리 육남매 코로나에 걸려도 어쩔 수 없다,,,
비장한 마음으로 모여
아주 간소하게 어머니를 화장해서 훨 훨 먼길
소풍 보내드렸습니다만 얼마나 죄스럽고 난감하던지요,
장례식장에 덩그러니 신발 여섯 켤례가
시절의 아픔을 대변해 주었습니다,
진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이며 여섯 자식을 기르셨건만
상상도 못할 시절 탓에 엄마를 그렇게 보내드렸네요
무슨 일이 이런 일이 있는지,,,비통하기 그지없습니다,
어머니 장례는 무사히 치뤘지만 이제부터 우리 육남매
약 일주일 쯤은 스스로 격리 기간을 가지고 방콕 하고 있어야겠지요?
나야 사는 곳이 외딴 곳이고 잔디에 풀이라도 뽑으면서
지나면 되겠지만 아파트에 사는 동생들은 난감하겠지요?
격리를 하고도 모두 괜찮아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인생 칠십에 육이오 사변을 겪으며 보릿 고개를 넘으며
정치적인 과도기를 지나며 이제 좀 살만하다 싶으니
세균과의 전쟁속에 휘말려 이렇게 무너집니다,
죽음에 그리 슬퍼할 나이는 아니지만 시절이 슬픔니다,
모두들 잘 버티어 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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