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작(獨酌) 이 태백 꽃사이에 앉아 혼자 마사자니 달이 찾아와 그림자까지 셋이됐다 달도 그림자도 술이야 못마셔도 그들 더불어 봄 밤 즐기리 내가 노래하면 달도 서성거리고 내가 춤추면 그림자도 춤춘다 이리 함께 놀다가 취하면 서로 헤어진다 담담한 우리의 우정 다음엔 은하 저쪽에서 만날까? (다음엔 은하 저쪽에.. 카테고리 없음 2010.04.20
남사당 ( 노 천명) 난 얼굴에 분칠을 하고 삼단 같은 머리를 땋아내린 사나이 초립에 쾌자를 걸친 초라치들이 날라리를 부는 저녁이면 다홍치마를 두르고 나는 향단이가 된다 이리하여 장터 어느 넓은 마당을 빌어 남포불을 돋운 포장속에선 내 남성이 십분 굴욕된다 산넘어 지나온 저 동네엔 은반지를 사주고 싶은 고.. 카테고리 없음 2010.04.20
사향(思鄕) 김 상옥 눈을 가만 감으면 굽이 잦은 풀밭길이 개울물 돌돌돌 길섶으로 흘러가고 백양숲 사립을 가린 초가집들도 보이구요 송아지 몰고오며 바라보던 진달래도 저녁 노을 처럼 둘러 퍼질것은 어마씨 그리운 솜씨에 향그로운 꽃지짐 어질고 고운 그들 멧남새 캐어오리 집집 끼니마다 봄을 씹고 사는 마을 감았.. 카테고리 없음 2010.04.18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 노 천명)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싶소 초가지붕에 박 넝쿨을 올리고 산밭에 오이랑 호박을 심고 들장미로 울타리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별을 싫컷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에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에 수수엿 녹여 먹으며 .. 카테고리 없음 2010.04.18
또 비가,,,, 또 비가,,,, 하늘도 우시는가? 칠흙 같은 어둠속의 절규를 들었는가? 채 피어보지도 못한 꽃송이 어인 광풍에 흩날리는가,,,, 찰라(刹那)에 맞는 죽음도 두렵거늘 억천만겁(億千萬劫)의 시간을 어이 떨었더냐, 못간다, 못가,,, 못 보낸다, 못 보내,,,, 내 널 결코 보내지 않으련다, 차라리 이 에미 가슴에 묻.. 카테고리 없음 2010.04.01
화장(火葬) 조 성구 이승의 막차 버스 문이 열리고 밤새워 흩어진 매무새 몇 명의 사내들 부축 받으며 노인 하나 火口 앞 이르면 가로수 매미처럼 작게 시작하여 커지는 울움소리 망자를 대신한 화부의 공손한 절 참던 哭,절규를 넘고 時空은 열려 모두를 벗어 無로 돌리는 불꽃 산자가 죽은자의 호명을 기다리는 동안 산.. 카테고리 없음 2010.03.23
봄 야!~봄이다,봄!~~~ 봄이왔대요 !봄이~~ 어디!~ 어디!~ 밤새 봄을 재촉하는 비까지 내려 겨우내 움추렸던 나무들이 기지개를 켜며 서로에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듯한 아침입니다, 개나리 목련의 터질듯한 꽃망울에서도 봄은 정녕 가까이 왔슴을 느낍니다, 양지바른 언덕 빼기엔 가녀린 노오란 냉이꽃도 피었습니다, 이렇게 오는 봄을 그렇게 안달을 하며 기다렸습니다, 이제부터 저는 씨 맺어 종족 보존하려는 잡초들과의 씨름이 시작됩니다, 그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언 땅을 헤집고 올라오는 잡초들 뽑을땐 정말 미안하죠,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고 , 이놈들,땅에 딱 붙은채 꽃부터 피워요, 뽑으면서 피식~ 웃지요 그래도 전 예쁜 꽃 피울려면 어쩔 수 없어요, 어느 하나가 살기 위해선 다른 하나가 희생이 되어야만 하.. 내가 쓴 글 2010.03.04
전주 한옥 마을을 다녀왔습니다, 급조와 개조를 한것이 눈에 보여 많이 아쉬웠습니다, 제가 생각한 옛날 한옥은 아니었습니다. 종이로 만들었다는게 믿어지지 않을만치 질감이나 색상이 아름다웠습니다, 곧기는 곧은것이 속은 어이 비었는가? 카테고리 없음 2010.02.25
꼬리 내린 남편 꼬리 세운 아내. 남의 남자에게 겸손하고 공손하게 대하듯 내 남편한테도 그렇게만 하면 사랑받는 아내임이 틀림없지요. 남의 여자에게 친절하고 자상하게 배려하며 대하듯 내 아내에게도 그렇게 하면 분명 존경받는 남편이죠, 처음 만날 때의 그 사랑과 존경은 결혼 후 얼마지나지않아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고 슬슬 무디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남편은 직장에, 사업에 바쁜 일로 된장 찌게 보글 보글 끓이며 기다리는 아내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처 자식 먹여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동분 서주 합니다,퇴근 시간은 점점 늧어지고 된장 찌개를 올렸다,내렸다 ,졸도록 오지 않는 남편을 향해 아내는 슬슬 바가지를 긁기 시작합니다, 바깥에서 만난 여자들은 바가지도 안 긁고 만날 때마다 야시시하게 예쁘게 화장도 하고 웃는데 뿌시시한 아내는 바가지나 긁어 대.. 내가 쓴 글 2010.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