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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에도 그대가 거기 서 있기를 (가스통)

어딘가에 폭설이 내리고 어딘가엔 비가 내리고 어딘가로 부터 뻗어온 강물은 뜻모를 소리가 겹치는 여울을 듣고 있겠거니 사람으로 와서 한계절 또 한계절 굽이마다 꽃피고 풀잎 돋더니 땡볕 푹푹 쪄대더니 바람이 갈겨 쓴 마른 갈피들 우수수 흩날리더니 다시 쩡쩡 살얼음이 기웃 거리는 겨울입니다 누군가에게 내어 줄 아랫목이 없다면 아랫목에 묻어둔 한공기 이불밑에 익는 저녁이 없다면 사람으로 와서 사는 일도 쓸쓸 하겠습니다, 돌아 눕기가 더 많았던 이런 저런 이유로 보내야 할 일이 많았던 그날, 다음 그날도 흘러온 길이 이마로 번져 얼굴에도 결이 생기니 저물기로 작정한 일도 어제 입니다, 겨울은 유난히 모여 살기가 좋은 때라서 이엉을 엮어 덮은 띳집 방고래 절절 끓는 화롯가에 날을 불러들여 군밤 굽듯 별을 화로에 앉..